국가대표 축구팀이 아르헨티나에게 4:1로 시원하게 깨진 다음날 아침이다.
느즈막히 일어나 집 거실에 앉아 창밖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즐긴다.
멀지 않은 이웃에 공사를 하는 곳이 있어 다소 시끄럽긴 하지만 아내도 아이들도 모두 자기 일을 찾아 밖으로 나간 빈 집에
말짱한(?) 정신으로 이렇게 앉아 있는게 그렇게 나쁘진 않다. 아마 몸속에 백수의 피가 흐르고 있는 탓이리라. ㅎㅎ
지난 6개월, 오래 알았던 몇 사람과 그동안 알지 못했던 거리를 알게 되었고 또 몇 사람과는 또 다른 거리를 알았다.
누군가는 잃고 누군가는 더 소중해 질 것이다. 그 거리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나의 부족함 탓임을 잘 안다.
결국 나의 어리석음이 누군가를 섭섭하게 만들고 그 결과 거리가 생기는 것일뿐, 그를 탓할 일은 전혀 아니다.
의외로 집에서 맞는 오전이 상쾌하다.
새로운 일은 곧 나를 찾아 올 것이다. 아니면 내가 찾아갈 것이다.
나는 잘 될 것이다. 내 가족과 내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잘 될 것이다.
아니 잘 되어야 한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