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께 8월 17일 저녁 수원야구장에서 제 40회 봉황대기 고교야구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모교인 대구고등학교와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만났지요.
안양에서 버스를 타고 처음 가보는 수원 야구장에 도착하니 대구에서 원정 응원 온 친구들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야구는 1회초 군산상고가 1점을 먼저 얻은 후 아슬아슬한 투수전이 이어졌습니다.
몇번인가 추가 실점할 위기도 넘기고 우리가 득점할 기회도 놓치고... 9회말이 되었습니다.
9회말 투아웃에 주자는 2, 3루.... 안타 하나면 최소한 동점.. 아니면 역전..
꿈같은 좌익수 앞 안타가 그 순간에 터졌습니다. 3루 주자 홈인으로 동점... 2루 주자가 홈으로 달려들어왔지만
상대 선수의 호수비로 아웃..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짜릿함이 넘쳤는데 연장 10회초 1사 1, 3루의 위기를 넘기고 드디어 10회말 대고의 공격..
천금 같은 안타와 번트로 2사후 주자 2루... 공격은 4번 타자. 1볼에서 때린 공이 우중간을 가릅니다.
2루 주자 홈인... 역전의 명수를 상대로 한 역전 우승!!! 응원석은 목이 터져나갔습니다.
2008년 이 대회 우승후 두번째 봉황대기 우승.
시상식이 벌어지는 동안 난생 처음 그라운드까지 내려가 기념 사진도 찍고..
대구 친구들과 어울려 수원 일대를 헤매며 1차, 2차, 3차..... 날이 새도록 축하에 축하... 건배에 건배...
대구 친구들이 내려가고 평촌으로 돌아와 마무리 한 잔... 집에는 결국 못가고....
서슬 퍼런 아내 눈치보며 어제 하루를 반쯤 죽어 지내다 오늘에서야 겨우 충격을 딛고 출근...
우승은 너무너무 좋지만 후유증이 너무 심해요.... 금년에는 우승 좀 그만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