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현대문학 12월>

취몽인 2010. 12. 7. 17:26

 

 

 

 

 

 

 

  내 스스로 한 달에 단 몇 편이라도 소설을 읽어야겠다는 작심으로 구독을 시작한 현대문학.

두번째 책이 책상 위에 놓인지 대충 일주일이 지났다. 몇 권의 읽을거리가 먼저 순서를 차지하고 있는 탓도 있고 요즈음  일도

제법 번잡스러워 맨 앞의 연재장편소설 한 편만 읽곤 이어서 읽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 오후 잠깐 짬이 나서 다시 조금 읽었다.

  스스로 친 올무에 걸린 의무적 책 읽기.. 정기간행 잡지의 정기 구독 결정이 부르는 해악을 이전에도 경험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아니 거의 대부분의 경우 반복되는 증상(?)이다. 좀 더 심해지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자의든 타의든 의무란 그런 것이다. 

 

  이번 호에는 문인수선배의 신작 시가 한 편 실렸고.. 현대문학상 수상자 발표와 심사평, 수상소감이 실려있다.

시 부문 수상자는 진은영이란 시인이다. 나는 그녀의 시집을 읽은 적이 없다. 읽어본 적이 없는 시인의 시에 대한 평가와 시인의

수상소감을 읽는 느낌이 새롭다. 물론 곧 그 시인의 시를 읽게 되겠지만 그 이해나 감상은 이미 바이어스 낀 왜곡이 될 지 모른다.

 

  유종호 교수는 심사평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 다투어 소통의 거부를 추구하는 것이 최근의 시 경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즉시적 소통을 지연시키는 것이 시언어의 특색이라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연시킨다는 것과 절망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일 터이다. 그런데 두 번 세 번 읽어도 소통 가능성이

묘연해진다. 소통의 지연 자체가 매력이 되는 수가 있다. 그런데 그 매력도 실종된 것 같다.......

..... 진은영 시편은 정감도 있고 소통의 시원함도 있다. 작위적인 재담이나 억지스러운 농담이 없다. 그러다가 은은한 슬픔도

건네준다. 상투적인 말씨도 없다."

 

  시를 대하는, 향하는 깃발 같은 말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외에도 12월호에는 미당 서정주, 황순원 10주기 추모 특집이 편성되어 있다. 벌써 십 년이 흘렀구나 싶다.

세상을 떠난 대가들의 모습을 되짚는 후배 문인들의 기억과 마음 속에 깊이 남은 한 마디, 한 구절이 실려있다. 또 다른 추모이다.

 

  다음 호는 새해에 받게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쫓김에서 벗어나 기쁨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