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이라도 하고 온 날, 아내는 내 눈치를 본다.
무덤덤한 체, 아무리 가장을 해도 내 얼굴에는 예의 그 쪼잔한 불만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란다.
뭉텅 돈을 벌어다 줘서 호강도 못시켜주는 주제에 지갑든 손 발발 떨며 겨우 사온 그 물건들로 미안해야 하는 아내.
어디서 많이 본 모습아닌가?
아! 내 아버지!
가난도 물려주고
째째함도 함께 물려 준 아버지
돌아가셔서도 여전히 째째하신 아버지
나를 그만 놓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