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째째한 나

취몽인 2010. 12. 13. 10:46

 

 

쇼핑이라도 하고 온 날, 아내는 내 눈치를 본다.

 

무덤덤한 체, 아무리 가장을 해도 내 얼굴에는 예의 그 쪼잔한 불만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란다.

 

뭉텅 돈을 벌어다 줘서 호강도 못시켜주는 주제에 지갑든 손 발발 떨며 겨우 사온 그 물건들로 미안해야 하는 아내.

 

어디서 많이 본 모습아닌가?

 

아! 내 아버지!

 

가난도 물려주고

 

째째함도 함께 물려 준 아버지

 

돌아가셔서도 여전히 째째하신 아버지

 

나를 그만 놓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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