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도처에 널려 있다.
아픈 무릎에 침을 맞으러 온 한의원. 대기 테이블에 놓인 시집 한 권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읽었다.
참 시인도 많고 시도 많다.
칼릴 지브란, 타고르, 데루다, 릴케, 카알라일.크리슈나무르티, 라즈니쉬.. 쿤데라가 시를 이렇게 잘 쓰는 지도 첨 알았다.
사랑을 노래한 시.. 신을 노래한 시가 가장 많다.. 사랑이 곧 신이니.. 결국은 근원을 향하는 것이 시인의 본능인가 보다.
한 편 옮겨 둔다.
기도 / 맥스 어만
내 할 일은 날마다 내 스스로 하게끔 하여 주시고
때로 캄캄한 절망에 사로잡힐 때면
외로움에 지쳐 있을 때 나에게 위안을 주던
그 힘을 떠올리게 하소서
어린 시절 고요한 강가에서 꿈꾸던 그 화사한 날들을
그려보게 하소서
그때 난 신께 약속했었죠
나의 열정은 뜨거우며
변하는 세월의 바람 속에서도
결코 용기를 잃지 않겠노라고
쓰라린 패배의 고통과
방심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강렬한 욕정으로부터 지켜주소서
가난과 풍요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날마다 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게 하시고
저 수많은 별들의 찬란함을 깨닫게 하소서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을 뿐더러
함부로 남을 심판하지 않게 하소서
세상의 열띤 함성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가게 하소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친구들을 보내주시고
정처 없는 나의 여정에 따스한 희망의 불빛이
꺼지지 않고 타오르게 하소서
그리고 병들고 늙어 내 꿈의 성채에 접근할 수 없게 될지라도
아름다웠던 한 생애와 지난 달콤했던 세월의 오랜 추억들에 대하여
변함없이 감사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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