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추운 1월

취몽인 2011. 1. 12. 13:33

 

 

 

  어제 낮부터 밤까지 띄엄띄엄 눈이 내리더니 추위가 그야말로 기승이다.

오전 내내 사무실에서 덜덜 거리다가 점심으로 뜨거운 사천짬뽕 한 그릇을 먹었더니 조금은 온기가 도는 것 같다.

 

  새해에는 말이건 글이건 억지로라도 쥴여보자 마음 먹었더니 말은 모르겠지만 글은 확 줄어든 것 같다. 덩달아 블로그도 방치해

뒀더니 하루 방문객이 10명 남짓이다. 오늘 오전 중에는 딱 두명이 다녀갔다. 원래 볼것 없는 곳이니 섭섭할 건 없지만 추운 날씨에

글 공간이 얼어붙지는 말아야겠다 싶어 이 글을 쓴다.

 

  다리를 다친지도 벌써 한 달이 다되어 간다. 누군가가 무릎은 회복이 늦다고 하더니 아닌게 아니라 통증이 지겹도록 사라지지 않는다.

무릎 뒤가 당기고 끊어지듯 아픈 증상은 거의 없어졌지만 아직도 발을 딛으면 무릎이 시큰 거리고 다리에 힘을 온전히 실을 수가 없다.

그저께 저녁 선배들을 만나 조금 무리하게 걸었더니 정도가 좀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하다. 슬그머니 걱정도 된다. 이렇게 제대로 걷지

못하고 나머지 삶을 살게 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들기도 한다. 처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으니 그럴 일은 없으라리. 곧

완전히 나으리라 믿어보지만 시간이 길어지니 걱정의 무게도 더해지는 것 같다.

 

  1월도 벌써 열흘이 넘게 지나갔다. 상황은 별반 나아진게 없고 희망으로 머릿속을 주억거려도 답답함만 떠오르는 하루하루다.

부딪혀서 헤쳐나갈 대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우리를 더욱 절망과 좌절 속으로 몰고가는 지 모르겠다. 일말의 가능성들을

노트에 적고 어설픈 안부 전화를 걸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책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사치

스럽게 여겨지는 형편이다. 옆의 친구 보기에도 책 나부랭이 들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미안하다. 다리는 아파도 뭔가 뛰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할 것 같은... 참 궁색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

 

  무얼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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