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산만한 회복기

취몽인 2011. 1. 18. 11:33

 

 

 

산만한 회복기

 

2011. 1. 18

 

 

  다친지 한 달이 지나니 무릎의 통증이 조금 사라지는 듯 하다. 집요하던 시큰거림도 어느 정도 사라지고 딛고 일어서도 통증은 별로 없다.

오래된 약한 근력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통증만 없다면 제법 먼 거리라도 쉬엄쉬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세상 속으로

다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이다.  

 

  무력감으로부터 비롯된 막연한 두려움도 곧 사라질 것이다. 대신 어딘가를 가야하고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강박이 그 자리를 대신 할 것이다.

오랜 만에 미뤄두었던 소설을 다시 읽었다.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반도네온 사운드를 소설 전체의 이미지로 배치한... 요즘엔 이상하게도 작은

일들이 겹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피아졸라만 해도 이전에는 전혀 모르는 음악가였는데 한 달 전쯤 선배의 페이스북 글에서 알게되고..

그를 이렇게 전혀 다른 스테이지인 문예지 단편소설안에서 만나게 되는 그런 경험말이다.... 여하튼 소설은 역시 포스터모던하다. 이미지가

중첩되고 의식의 흐름과 사실의 묘사가 엉켜있다. 끈끈하면서도 별로 유쾌하지 못한 소녀들의 이야기.. 길고 그 뒤로 이어지는 자본주의 계급의

꿈틀거림... 뭐 그런 것들이 뒤섞인 젊은 작가의 신음 같은 것이 흘러나오는 소설이었다. 이런 류의 소설은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읽을 수 없다.

도대체 뭔 소린지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분까지 나빠지며 끝을 학수고대하게 되는 그런 초라한 독서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무릎이 나아가는 나는 산만의 한 가운데에 놓여 있다.  오늘이 지나면 그 산만은 조금 더 가라앉을 것이고 내일은 좀 더 차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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