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무늬> 이시영

취몽인 2011. 4. 13. 11:53

 

 

 

 

 

 

 

 

내 詩가 이시영시인의 詩와 닮은 모습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사실은 시인의 발 뒤꿈치도 못 닮았는데..

둘째 딸 이름을 표지에 단 시집이 있어 냉큼 샀다.

집에 와서 아직 귀가하지 않은 딸래미 침대 위에 제 이름이 쓰인 시집을 놓아 두었다.

돌아와 보면 아마도 피식 웃겠지.

이시영 시인의 詩들도 그런 소소한 일상들을 이야기하듯 흐른다.

세월의, 삶의 잔잔한 무늬들처럼..

 

 

 

미루나무 /이시영


간밤 눈보라에 시달렸을 미루나무에
오늘은 새로운 까치네 동무들이 가득 찾아와
그 작은 발바닥으로 뱃바닥을 누르고 귓불을 간지럽히는 바람에
온몸에 웃음을 참지 못한 나무는
새빨갛게 타오르는 서녘 하늘을 향해 껑충한 키를 구부린 채
간들간들 간들간들 웃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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