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댁
2011. 4. 28
마음 바쁜 출근 시간 물 말아 한 술 뜨는 눈 앞에 TV가 잔잔하다
경상도 전라도가 구름으로 연이은 증산 어디메 굽은 산 꼭대기 마을
늙은 소 뒤따르는 더 늙은 부부 등이 바싹 마른 고개을 닮았다
내 평생 산을 짊어지고 산다 아이요
입으로는 땅을 물고 등에는 산을 지고
그렇게 살다보이 만데이가 되뿌렸지
늙은 소는 손 바닥 밭 갈이가 힘겹고 쟁기 잡은 무주댁 뒤따름도 안스럽다
뺀질뺀질한 아스팔트를 달리며 오래된 산을 짊어진 굽은 허리를 생각한다
저 허리에 기대, 늙은 소의 운력에 얹혀서 새끼들 산아래 뿌리 내렸겠지만
산 만데이 구름에 실린 굽은 뿌리는 오늘도 흙을 물고 푸석푸석 웃고 있겠지
내 사는 이 도시가 그 뿌리 공로를 알건 모르건 그렇게 허리 굽혀 웃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