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사랑하는 사람들

윤성근 兄

취몽인 2011. 6. 29. 17:43

 

 

 

 

 

 

 

 

 

윤성근 兄

 

 

 

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詩人

 

영남전문대 강당이 있던 언덕

날 詩를 백일장에 던지고

초라하게 쪼그린 우리 앞에

 

쇠꼬챙이처럼 詩를 말하던 詩人

 

기억과는 다르게

말이 빠르고 빨리 술 취하며

에토스로 상봉형을 면박하던

 

언제부터인가 詩를 꺽었다던 詩人

 

폭포처럼 막걸리를 마시고

술이 약해졌다 몸이 약해졌다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던

 

지금은 떠나가고 있는 詩人

 

죽어가는 과정이 제법 힘들다고

친구처럼 죽음을 이야기 하던

이를테면 나는 이렇게 죽노라고

 

죽음을 차분히 바라보던 詩人

 

소식도 없이 그예 떠나버리고

돌고 돌아 백일이 지난 우리에게

침묵으로 이별을 통보한 모진 사람

 

兄, 그 곳에서는 또

뭘 그렇게 치열히 바라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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