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수염

취몽인 2011. 7. 12. 14:53

 

 

 

 

 

 

 

 

수염

 

 

                              2011. 7. 12

 

 

머리가 듬성 비면서

나는 자꾸

수염을 길렀으면 한다

 

일주일 남짓 길러

눈 아래 삐죽 비치는 수염을 보면

클린트이스트우드

질끈 씹고 있는 시가처럼 멋있다

 

머리가 듬성 빈 나를 보며

아내는 극구

내 수염 깎지않는 것을 거부한다

 

이삼일 버텨

인중에 까칠함이라도 비칠라치면

텔레비전 속 비렁뱅이

덕지 앉은 게으름이 보인단다

 

내 빈한한 수염의 길이에는

가지를 뻗으려는 내 수작과

뿌리를 내리라는 아내의 경계가

아슬아슬 지금도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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