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2011. 7. 12
머리가 듬성 비면서
나는 자꾸
수염을 길렀으면 한다
일주일 남짓 길러
눈 아래 삐죽 비치는 수염을 보면
클린트이스트우드
질끈 씹고 있는 시가처럼 멋있다
머리가 듬성 빈 나를 보며
아내는 극구
내 수염 깎지않는 것을 거부한다
이삼일 버텨
인중에 까칠함이라도 비칠라치면
텔레비전 속 비렁뱅이
덕지 앉은 게으름이 보인단다
내 빈한한 수염의 길이에는
가지를 뻗으려는 내 수작과
뿌리를 내리라는 아내의 경계가
아슬아슬 지금도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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