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8월 6일에 짧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여러 가지로 멀리 갈 형편이 못되어 서울서 한 시간 남짓한 가평 용추계곡에서 하룻밤 보내고 왔습니다.
지난 주 내내 지겹도록 내린 비로 계곡 주변 길들이 많이 파이고 끊어진 곳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계곡에는 맑은 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더군요.
흠이라면 계곡 옆으로 도로 보수를 위해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이 무시로 왔다갔다....
계곡 상류에 위치한 저렴한 펜션에 짐을 풀고 펜션 바로 앞 계곡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 이십년(?)전쯤에 텐트와 함께 산 접이식 파라솔 탁자를 들고 와서 아예 계곡 속에 폈습니다.
물속에 테이블을 펴고 발 담그고 있으니 제법 시원하더라구요.
폼도 그런대로 괜찮고...
둘째는 스물 두살이나 먹은 녀석이 거의 초딩 포즈로 놉니다.
그래도 본전은 제대로 뽑고 있는 셈이죠
첫째는 우아한 척 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저도 시원하게 발 담그고 느긋하게 오후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찌어찌 둘째 녀석 아이폰으로 가족 사진 한 장..
네 식구가 모두 나온 사진은 의외로 귀합니다.
한참 놀고 평상에서 낮잠도 한숨 자고...
방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저녁 먹으러 펜션 앞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삼겹살 구워 먹을 바베큐 그릴에는 벌써 불이 지펴졌습니다.
고기 구워서 먹고, 소주도 한 잔하고..
그 동안 못했던 마음 속 이야기도 좀 터놓고 그렇게 밤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이젠 어른이 다 되어서 엄마 아빠 형편도 이해해주고 위로도 해주더군요.
그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그런 밤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은 아내와 나 둘 다 과음 탓에 속이 좋지 않아 도망치듯 가평 계곡을 떠나왔습니다.
오는 길에 콩나물 해장국으로 속을 달래고 집으로 돌아 오니 더위란 놈이 집안에 여전히 웅크리고 앉아
우릴 음흉하게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래도 우리 집이니 좋더군요.
짧은 휴가나마 그걸 통해 조금이라도 겨우 회복한 묵은 상처들.
덧나지 않게 마음 잘 간수하며 이 여름을 나야겠다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