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휴가

취몽인 2011. 8. 3. 11:34

 

휴가

 

20110803

 

 

 옮겨 갈 글이므로 앞을 띄우지 않고 쓴다. 복사하기 해서 저장 문서에 붙이기를 하면 다시 편집을 해야

하므로 귀찮다. 이렇게 막 붙여서 쓰면 나중에 편안하다. 이건 지혜가 아니라 게으름의 극치이고 독자에

대한 도전적 우롱이다.

 각설하고 오늘부터 아내는 휴가다. 가난뱅이에게 휴가는 짐이다. 사치다. 남는 시간을 태울 연료로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시간이 즐겁게 타질 못한다. 불연소의 시간은 불쾌감 또는 불안감으로 피시시

탈 수 밖에 없다. 제대로 타지 못한 시간은 또 옆으로 그 불완전 연소의 낭패감을 옮긴다. 낭패는 서로를

왔다갔다하게 마련이고 아차하면 불화로 이어져 한 바탕 싸움을 일으키기도 한다.

 모레는 어쨓든 가족 휴가를 떠날 계획이다. 가평으로, 용추계곡으로, 펜션도 예약했다. 가면 곧 돌아올 것

이다. 가면서 돌아 올 시간을 두려워하며 갈 것이다. 한 사십만원 쯤 쓰고 타다 남은 시간을 고물 차 끝에

달고 두려워하며 돌아올 것이다. 결과가 눈에 선한 그 불안으로의 휴가를 그래도 기다린다. 어쩔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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