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반고개 추억

1학년 2반

취몽인 2011. 12. 23. 14:03

 

 

 

 

 

1학년 2반

 

 

 

 

서대구시장 입구쪽에

뒷문이 있었다

철문 열고 올라가면

오래된 교실

1반 다음에 2반

그리고 박옥자선생님

 

우리의 첫 시절은 2부제

기억도 아련한

오전반 오후반

오후반이면 오전에는 뭘 했던가

운동장에 쪼그려

작대기로 그림도 그렸었다

 

달성공원 앞에서

아버지가 치과를 하는

미혜는 공주였다

그리고 아무도 기억나지 않는

1학년 2반

수도 옆 낡은 교실만 아득하다

 

가슴에 콧수건 달고

해바리기를 그렸던가

선생님

너 그림 잘 그린다 한 마디에

고등학교까지 미술부를 했지만

미대는 아버지 불안에 못갔다

 

사진도 한 장 없는

일학년

꿈속에서 가끔 보는

어스름한 그 교실 그 운동장

어쩌자고

선생님 이름은 기억하고 있는지

 

 

 

 

2011. 12. 23

 

 

 

 

'詩舍廊 > 반고개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당교회  (0) 2013.10.29
사과 도둑  (0) 2013.02.05
6학년 13반  (0) 2011.12.21
베토벤 바이러스  (0) 2011.12.19
오학년 팔반  (0) 2011.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