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두려움

취몽인 2012. 1. 12. 17:16

 

 

 

두려움  2012. 1. 12

 

 

 

1.

詩를 잘 쓸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잘 쓰는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나는 그들로 부터 너무 멀기 때문에.

또 하나. 詩를 말하는 잘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너무 어렵고 내가 닿기엔 아득하기까지 하니까. 죽기 전에 그들의

말을 이해하기나 할까 몰라.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잘 하겠다고 맘 먹은 자체가 틀렸을 수도 있으니까. 작년에 죽은

성근형이 詩를 때려 친 이유도 이런 거였을지 몰라. 詩를 잘 쓰는 사람들도 아마 하이데거의 말엔 두려움을 느낄거야

자기가 쓰는 게 詩가 아닐 거란 생각을 하게될거야. 그럼 뭐야. 詩는 뭐야. 그 지난한 짓을 왜 해야 하는데. 존재의 가치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2.

발 딛고 사는 이 세상에서 사람같은 모습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대출 한도도 바닥이 나고

도저히 하지 않을 것 같은 구걸도 벌써 했으니 마지막 가면 마저 벗은 셈. 쉬 죽지는 않을 것이다. 죽는 건 쉽나. 아마

극도로 초라하게 또는 비참하게 소멸될 날을 향해 끌려가겠지. 좋아질 기미는 없어. 나 때문에 내 주변도 함께 식어

가는 것 같아. 냉기는 미지근함 위에 군림하는 법이니까.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속상하지. 누군가 그랬지 인간이란

제 의사와 관계없이 세상에 내팽겨쳐진 존재라고. 그것이 인간의 원초적 비극이라고. 다시 줏어 담아지지 않는, 죽을

때까지. 그건 참 잔인한 일이야.

 

 

'이야기舍廊 > 하루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도 조절 20130509   (0) 2013.05.10
선거 120215  (0) 2012.02.15
절망, 詩 그리고 희망  (0) 2012.01.02
  (0) 2012.01.01
예술이 못되는 詩  (0) 2011.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