熱夏日記
뜨겁지 않음이 별로 없었으나
중심보다는 주위가 더 뜨거웠다
위보다는 아래로,
오른쪽 보다는 왼쪽으로
뜬금없는 부상의 병동으로만 쏠린 혈기
잔열들 치우느라 보낸 밤 셀 수가 없다
팔월 요 한 순
고개 삐딱하던 심장은 터졌다
수은은 빨갛게 피와 삼투압을 맞추어도
화산은 임계를 넘어 주위를 덥쳤다
정수리는 분출에 겨워 분화구를 만들고
바람은 휘발했다
얼음이 끓고 익은 것들은 배설되었다
폭발은 사흘 밤낮 멈추지 않았다
냉수 속에서 검게 나는 이윽고 식었다
수은과 피는 여전히 엎치락 대지만
주위 또한 어정쩡 식어 버렸다
극성스럽던 아래도 소란스럽던 왼쪽도 균형
훵해진 칼데라에 물을 뿌리며 생각한다
이 낯선 서늘함은 어디서 왔는가
북태평양고기압 깨질 것같은 하늘틈으로
음습 한움큼 휙 지나간다
땀흘리는 벽은 백두산의 재분화를 이야기 한다
최악일 것이라 한다
침대 위 남은 그녀의 체온은 나의 회복을 말한다
가늠할 수 없을 것이라 한다
간빙기 열하의 폭발 후 나는 이제 어떤 폭발이 될까
두려움이 뒷머리에 하얗게 서린다
2012. 08. 09.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