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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취몽인 2012. 8. 23. 08:26

 

 

 

 

 

유산

 

 

 

 

 

1933년에 태어난 아버지는 1983년 오늘 쉰 하나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1962년 태어난 나는 2012년 오늘 쉰 하나의 나이로 아직 살아있다

30년 세월이 흘러 이젠 뼈밖에 남지 않았을 아버지에게 돈을 빌렸다

찾아가본 지도 어느듯 수삼년 앙상한 아버지는 직접 올린 슬라브 지붕 위에서

또는 고령재 넘어가는 산마루에서 아무 말이 없다

빈 손 털어 자식 손에 쥐어 준 아버지의  기일에는 눈빛 성성한 노모의 안타까움과

오래 전 저놈을 어째 하던 아버지의 묵은 두려움만 잡초 우거진 산소 위로 성성하다

아버지가 가보지 못한 세월을 살아야할 내일, 나는 정말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201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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