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Promotion
시청을 돌아온 마른 바람이 목덜미에 검댕을 바르며 지난다 휘발유 냄새나는 땀 한 줄기 재빨리
연소되고 아홉 번 돈 사면 한 번은 공짜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저 혼자 차갑다 도시를 더듬는 마른
시인의 몇 마디 굳은 밥알처럼 머리에서 맴돌다 의미없이 덮힌다 쫒기는 생계가 뜨거운 거리를
비켜 낮은 그늘 속에 웅크린 한 낮 시럽을 흥건하게 부어도 석탄 맛만 나는 커피 재빨리 녹는 얼음
의 상실을 따라 느리게 달구어지는 시간만 독촉할뿐 더위 먹어 늘어진 은행 가지 먼곳의 젖은 기척
에만 예민하다 오래 머무를 순 없는 휴식 뒤로 되돌아온 바람이 서소문을 기웃거린다 이제는 서늘
해진 뒷모습을 일으켜 눈치를 찍어내는 거푸집으로 돌아갈 시간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소식을 전하
고 내일을 세야 할 좁은 자리로 회칠 날리며 주저앉는다 오래된 전쟁은 저물고 저녁이면 지친 술잔은
넘치리 갈라터진 내일을 씹고 어깨를 부딪히며 꺼져가리
의욕, 너는 나를 너무 가라 앉히는구나
2012.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