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한 달에 두 편
시를 달라는 사람이 있었다
언감생심
나같은 삼류에게 연재라니
그간 갈겨둔
시덥잖은 습작 묶음이 있으니
어찌어찌
다듬으면 일년은 채울 수 있으리라
못이기는 체
노력해보겠노라 승락을 했었다
반 년이 지났다
마감날은 결제일처럼 닥쳐오고
얼굴 벌건 시 열 편이
아무 고리도 없이 세상으로 나갔다
처음엔
내가 뭐라도 된줄 알았다
이즘엔
내가 아무 것도 아닐 뿐 아니라
오래 전
광고 할 때 금과옥조로 되뇌던
망할려면
좋지 않은 제품을 잘 광고하면 된다
그 말을 새기며
시 한 편 쓰지도 읽지도 못하는
반푼이 되었음을
잘 알게 되었다
2013.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