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연재

취몽인 2013. 6. 16. 16:11

 

 

 

연재

 

 

 

한 달에 두 편

시를 달라는 사람이 있었다

 

언감생심

나같은 삼류에게 연재라니

 

그간 갈겨둔

시덥잖은 습작 묶음이 있으니

 

어찌어찌

다듬으면 일년은 채울 수 있으리라

 

못이기는 체

노력해보겠노라 승락을 했었다

 

반 년이 지났다

마감날은 결제일처럼 닥쳐오고

 

얼굴 벌건 시 열 편이

아무 고리도 없이 세상으로 나갔다

 

처음엔

내가 뭐라도 된줄 알았다

 

이즘엔

내가 아무 것도 아닐 뿐 아니라

 

오래 전

광고 할 때 금과옥조로 되뇌던

 

망할려면

좋지 않은 제품을 잘 광고하면 된다

 

그 말을 새기며

시 한 편 쓰지도 읽지도 못하는

 

반푼이 되었음을

잘 알게 되었다

 

 

 

2013.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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