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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흐린 겨울 오후 창 밖 무게와 삼투하는 생활의 무게
침침한 눈 아래로 맴도는 행정학 글자 마다에 박힌 희망들
밑줄 긋고나면 금방 지워지는 기억 손가락 사이의 식은 땀
결정된 내일을 지나쳐야 하는 의지 하지만 곧 꺾이는 용기
또 그자리에 서성이는 반 조각 낮달 돌아와도 여전한 깊이
오월에 내민 파산은 해가 바뀌어 목을 조른다 피할 수 없는
유예의 집요함 약속은 일곱시 네 시간 남은 두려움 어디도
갈 수가 없어 웃고 난 뒤의 껍질 속은 또 얼마나 갈라질런지
운 좋게 줏어 담은 탄피들로는 적진을 뚫을 수 없어 거듭된
수직의 전진 다 털린 계좌를 털어 남은 목숨을 이체하는 일
마른 달과 부숴진 엄폐 뒤에 숨어 포복중인 하루치의 태양
어두워서 차라리 덜 시린 가슴 따라 오르내리는 미세 먼지
끝 마다에 달린 추락의 징후 가끔 들려오는 핸드폰 진동음
넌 도망칠 수 없어 203호 법정에서 기다릴 관리인의 표정
두 달 뒤에 쏟아질 경멸의 현재 무게 만으로도 버거운 지금
2014.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