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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어둠 속으로

취몽인 2013. 12. 17. 00:03

 

 

 

다시 어둠 속으로

 

 

 

하루 종일 그저 서성댔다

어둠을 딛고 나가 어둠을 밟고 오기까지

코 앞을 쉬지 않고 팠지만

애시당초 닿고자 하는 바닥은 없었다

되돌아온 편지 여섯 통

그들은 벌써 그곳을 떠난게다

 

무지근한 어깨 위에 걸린 약속 몇 개

내일은 별 볼 일 없는 점심을 먹을 수 있다

두 시간 신자유주의 행정을 읽고

한 시간 비판의 잡문을 읽으며 저녁이 갔다

마른 머리 잘린 코다리의 생각은 비닐에 담기고

행동은 부식한다 좁은 어둠속에서

 

생각의 끝은 늘 비리다

레몬즙과 후추 또는 생강을 넣어도 사라지지 않는

물간 생각의 비늘 틈 집요한 비린내

뚜껑을 열면 더해 뚜껑을 닫아

금새 어두워 진다 뚜껑을 닫으면

다시 어둠 속으로 끓는 어둠 속으로 갈 수 있다

 

 

 

201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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