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에게
장마는 남녘에 걸려
통 올라오질 못하고 있네
에어컨 작동 안되는 차로는
마른 여름을 견디기가 진정 고역일세
아직도 자네는 그 바닥에 머무르고 있군
나는 요즘 자네를 일으키는 일이
가장 큰 일이라네
더 내려갈 곳도 없는 곳에서
자꾸만 드러누워 있으려는 자네
여간 잔소리를 쏟아도
모로 누워 벽속으로 숨기 일쑤지
그래도 이번 주는 제법 부지런을 떨긴 했지
그 정도면 자네 입장에선
엄청난 탈피라 할 수도 있겠네
하지만 난 보고 말았네
바닥을 딛고 깡마른 거리로 나선 자네가
멍하니
허공을 기대고 갈 곳 몰라 선 모습을
사라지지도 못하는 어느 부재의 존재를
2014.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