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지막 개인'으로서의 나를 확인하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시(쓰기)가 필요하다.
시를 벗어나는 순간, 나는 단독자가 아니다.
완전한 포로다.
나는 이 거대 도시가 요구하는 온갖 제도와
가치로부터 이탈해, 자립, 자존할 수 없다.
나는 이 반인간적인 문명과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시 말해 늘 깨어 있기 위해
시를 필요로 한다.
시를 쓰는 순간, 시를 읽고 시를 생각하는
시간만큼, 나는 이 우주 안에서 자립, 자존,
자족할 수 있는 것이다.
악기이기를 지향하면서도 나의 시는 아직,
수시로 무기이다.
- 이문재
'이야기舍廊 > 詩와 글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사드 작가 한성필의 예술론 (0) | 2015.09.17 |
---|---|
詩는 삶의 치부를 순간적으로 보여주는 것 / 이성복 (0) | 2015.09.17 |
일 포스티노 속의 메타포 (0) | 2015.02.14 |
2015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0) | 2015.01.22 |
정희성 시인 대담 /시인은 평화주의자, 낭만주의자 (0) | 2014.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