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하루
아침부터 어두웠다
막 꺼낸 태양도 웅크리고
길은 미리 저물었다
자꾸만 마음이 흘러
내려다 보면 흥건한 바닥
말 없는 풍경이 쌓여
무거운 하늘을 버틴다
겨드랑이에 매달린
해야 할 일과 가야 할 길
하루쯤은
그냥 둬도 좋지 않을까
기어이 비가 내린다
깜깜하게
이젠 슬프지도 않은
바다가 내려
우는 사람들
우는 바다
종일 어둡고
참 미안한 하루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욕만 중얼거리는 하루
정오가 돼도 더 어둡기만 하다
2015. 0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