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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하루

취몽인 2015. 4. 16. 12:39

 

 

 

미안한 하루

 

 

 

 

아침부터 어두웠다

 

막 꺼낸 태양도 웅크리고

길은 미리 저물었다

 

자꾸만 마음이 흘러

내려다 보면 흥건한 바닥

 

말 없는 풍경이 쌓여

무거운 하늘을 버틴다

 

겨드랑이에 매달린

해야 할 일과 가야 할 길

 

하루쯤은

그냥 둬도 좋지 않을까

 

기어이 비가 내린다

깜깜하게

 

이젠 슬프지도 않은

바다가 내려

우는 사람들

우는 바다

 

종일 어둡고

참 미안한 하루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욕만 중얼거리는 하루

 

정오가 돼도 더 어둡기만 하다

 

 

 

2015. 0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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