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덜의 강
한 사흘
불어젖히던 바람 잦고
구름 없는 하늘 빛나더니
강이 부숴진다
꽝꽝 언 강이 부숴진다
완강한 구속은 잠시
얼굴이 굳어도
울컥 피는 멈추지 않아
강이 부숴진다
꽝꽝 언 강이 부숴진다
팔 다리를
붙들어 맬수는 있다
그래도 역사는 묶을 수 없어
강이 부숴진다
꽝꽝 언 강이 부숴진다
뿌리치고 뿌리치고
몰려가는 이들이여
몰고가는 이들이여
강이 부숴진다
꽝꽝 언 강이 부숴진다
부숴지고 부숴져도
쥔 주먹 놓을 수 없어
꺽인 뼈다귀들 울퉁불퉁 솟구친
너덜의 겨울 강
녹지 않아 흐르지 못할 권력이여
2016.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