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너덜의 강

취몽인 2016. 2. 1. 16:55

 

 

너덜의 강

 

 

 

한 사흘

불어젖히던 바람 잦고

구름 없는 하늘 빛나더니

강이 부숴진다

꽝꽝 언 강이 부숴진다

 

완강한 구속은 잠시

얼굴이 굳어도

울컥 피는 멈추지 않아

강이 부숴진다

꽝꽝 언 강이 부숴진다

 

팔 다리를

붙들어 맬수는 있다

그래도 역사는 묶을 수 없어

강이 부숴진다

꽝꽝 언 강이 부숴진다

 

뿌리치고 뿌리치고

몰려가는 이들이여

몰고가는 이들이여

강이 부숴진다

꽝꽝 언 강이 부숴진다

 

부숴지고 부숴져도

쥔 주먹 놓을 수 없어

꺽인 뼈다귀들 울퉁불퉁 솟구친

너덜의 겨울 강

녹지 않아 흐르지 못할 권력이여

 

 

 

2016.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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