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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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인 2016. 2. 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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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 속이 깔깔하다 아름다움이 모두 말라버렸다 좌우에서 부는 온풍기 탓은 아니다

눈은 남쪽으로 모두 쏟아져 강만 얼어 터진 오후 낮은 등성 위로 퍼석퍼석한 나무들

엉성하게 섰다 아무 할 말도 없다는 듯 너덜한 강을 딛고 물기 없는 가지만 제멋대로

파산한 거리에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색깔들 몇 몇 발자국에 묻어 골목으로 사라진다

아름다움은 어디로 갔을까 툭툭 털어보면 조각조각 떨어지는 현기증 생각은 뒷목에

덩이져 초점을 빗나가게 한다 몇 마디 형용사를 모아보지만 다시 명사가 되는 건조한

환원 각성을 들이켜도 비유는 한 치 앞만 맴돈다 남을 읽으면 내가 솟아나던 시간들이

있었다 마중물 마저 마른 녹슨 펌프는 세로로 두텁다 아름다움이 돌아올 때는 가늠할

수 없다 수요 만큼의 눈이 내리던가 아쉬운 대로 비라도 오면 마른 틈을 메워 가슴이

젖을 지 모른다 눈 속으로 집어넣은 시가 흘러내린다 투두둑 아름다움의 각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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