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만회

취몽인 2016. 3. 2. 12:02




만회




돌아다보면

굴절은

생각보다 더 멀리서 시작되었다

키 작은 꼬마의

반항이 멋있어 보이던 그 때부터

경로는 빗나갔다

어긋난 축은

원심력으로 확장되고

그때마다 가슴 속엔 낭만의 푯말이 세워졌다

그렇게 사선으로 달려온 세월

내일을 빌려 오늘을 살다

몇 번의 곤두박질

사라질 수 없어 살아내야 했던

시간들 끝에 서서

낡은 푯말들을 바라본다

부러졌어도 여전한 보라색 다발들

턱 없는 예술이며

비겁한 정의며

껍질만 남은 신념 같은 것들

이월의 자유로가 눈으로 뒤덮이던 날

쏟아지던 정겨운 사람들

그들의 함박 목소리

하얀 목소리


이제 갚아야할 때가 되지 않았나




20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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