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회
돌아다보면
굴절은
생각보다 더 멀리서 시작되었다
키 작은 꼬마의
반항이 멋있어 보이던 그 때부터
경로는 빗나갔다
어긋난 축은
원심력으로 확장되고
그때마다 가슴 속엔 낭만의 푯말이 세워졌다
그렇게 사선으로 달려온 세월
내일을 빌려 오늘을 살다
몇 번의 곤두박질
사라질 수 없어 살아내야 했던
시간들 끝에 서서
낡은 푯말들을 바라본다
부러졌어도 여전한 보라색 다발들
턱 없는 예술이며
비겁한 정의며
껍질만 남은 신념 같은 것들
이월의 자유로가 눈으로 뒤덮이던 날
쏟아지던 정겨운 사람들
그들의 함박 목소리
하얀 목소리
이제 갚아야할 때가 되지 않았나
20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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