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돌담 풍경

취몽인 2016. 2. 22. 13:26

 

 

돌담 풍경

 

 

 

겨울은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희미한 남쪽 바다

멀리 낮은 섬

웅크린 대평포구

무뚝뚝한 절벽까지 

 

아무도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장작 옮기는 사내

입다문 개 한 마리

겨우 파란 마늘밭

낮게 엎드린 마당까지

 

모두 슬퍼하는 줄 알았습니다

 

고개 넘은 바람 한 줄기

코끝을 지납니다

가느다란 스침을 따르는

조용한 미소를 봅니다

 

참 낮은 목소리들이 들렸습니다

 

바다는 잘게 소근거리고

섬은 두근거립니다

풀잎도 설핏 인사를 건네고

절벽은  푸르게 웃습니다

 

아, 그것은 조용한 대화였습니다

 

돌담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선

수 많은 수평들이

귓속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 마음을 눕혀 놓고 돌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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