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마중

취몽인 2016. 3. 4. 16:21

 

 

 

 

마중

 

 

 

 

당연히 올테지만

기다리지 않는다

희끗한 바람 몇 점 흘리고

굽 낮은 신발

얇은 외투 한 벌로

길을 나선다

가늠할 수 없는 높이에서

익숙한 것들과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예측하지 못할 그림자로 지우며

남쪽으로 간다

왼쪽으로 기운 낯 선 길은

지친 계절을 한 쪽으로 몬다

반대편으로 빛나는 바다

기운 잃은 쪽빛

뒤뚱대는 꼬마의 기울기로

수평선이 사라진다

아직 오지 않았다

이른 동백꽃잎 한 장의 서운

오지 않아도

마중은 할 수 있다 생각한다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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