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당연히 올테지만
기다리지 않는다
희끗한 바람 몇 점 흘리고
굽 낮은 신발
얇은 외투 한 벌로
길을 나선다
가늠할 수 없는 높이에서
익숙한 것들과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예측하지 못할 그림자로 지우며
남쪽으로 간다
왼쪽으로 기운 낯 선 길은
지친 계절을 한 쪽으로 몬다
반대편으로 빛나는 바다
기운 잃은 쪽빛
뒤뚱대는 꼬마의 기울기로
수평선이 사라진다
아직 오지 않았다
이른 동백꽃잎 한 장의 서운
오지 않아도
마중은 할 수 있다 생각한다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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