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외로움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워 나는 외로워 진다
집 안엔 아내와 두 딸 강아지 한 마리
그들을 두고 나는 외로워 진다
정면엔 저 혼자 떠드는 작은 텔레비전
상체를 반쯤 기대고
詩나 몇 편 아니면 낯 선 이의 수다를 읽다가
아무 생각없이 천장을 바라보는 시간
그 외로움 속에 있는 걸 좋아한다
설거지를 마치고
소파앞에 앉아 아내는 외롭다
집 안엔 남편과 두 딸 강아지 한 마리
그들을 두고 아내는 외롭다
정면엔 혼자 떠드는 커다란 텔레비전
바닥에 비스듬히 누워
드라마나 보다가 아니면 홈쇼핑 주문을 하다가
아무 생각없이 조용한 방문들을 보는 시간
그 외로움 속에 있는 걸 싫어한다
외로움은 안다
하나의 외로움이 외로움을 침탈하리란 것을
닫힌 문이 열리고
강아지가 컹 짖고
권리가 벌컥 들이닥칠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최대한 외로워야 한다
텔레비전을 끄고
조금 더 자세를 낮추고
외로워 지자 더 외로워 지자 눈을 감는다
201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