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짧은 칼이

취몽인 2016. 7. 21. 14:56

 



 짧은 칼이




 바깥에서 온 세상을 베고 온

 짧은 칼이

 동그랗게 시간을 깎는다

 말리며 깎여 나가는 바깥

 바깥으로 묻어 나가는 안

 바깥의 또 다른 바깥이 되는 안

 안으로 남아 바깥이 되는 안

 하나의 바깥을 세 개의 바깥으로 여는

 짧은 칼이

 날카롭게 금을 긋는다

 직선으로 깊게 잘리는 바깥

 바깥을 가르며 모로 서는 안

 바깥을 비집고 나와 바깥이 되는 안

 직각으로 둘씩 마주보는 바깥과 안

 하나의 바깥을 네 개의 바깥으로 여는

 짧은 칼이

 온 세상을 바깥으로 만들고 있다



 20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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