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 壓力
강이 일그러졌다
동짓달 그믐
눈보라 걷히고 나니
차가운 결기마저 견디지 못해
맞잡은 손을 놓치고 말았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불모 또는 외면
흘러야 할 것들은 제각기 흘러
보이지 않게 떠나가지만
얼어붙은 미련들은
얼굴 디밀어 자꾸만 아래로 두꺼워지고
버티던 관절은 모질게 금이 갔다
먼 능선이 어둡게 고개를 돌리고
언 별들이 하나 둘 깨지는 밤이 지나자
기상나팔 울리던
새벽이 꽝꽝 일어섰다
우르르 우르르
어깨를 젖히고
얼굴을 찢고
차가운 피를 흘리다
그대로 다시 얼어붙은 강
울퉁불퉁한 강
2017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