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호암산

취몽인 2017. 4. 12. 16:42



호암산

 

 

가슴에 불 한 덩이

삼키고 웅크렸다

 

한 낮에도 컴컴한

독경 속의 두려움

 

길 따라

피를 흘려도

꽂힌 창은 그대로

 

정수리 물 한 모금

눈 적시며 바라본다

 

노기는 긴 그늘로

발아래를 흐르는데

 

겁 먹은

관세음보살

오백년을 빌고 빈다

 

 

20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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