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키 작은 소나무

취몽인 2017. 5. 4. 19:09




키 작은 소나무


 

 

굴참나무 서슬에

주눅 든 목숨 한 그루


사는 게 온통 그늘이다 

길게 버티긴 힘들겠어


부름켜

쥐어 짜내어

솔방울을 밀어낸다

 

햇살은 노곤한데

바람은 천방지축


그늘 한 뼘 밀어내며

가지를 턴다 온 몸을 턴다

 

쏴아아

흐르는 목숨

남은 생을 쏟는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소진하는 별리의 몸짓


굴혈을 벗어날

마른 꿈을 쏟는다

 

하지만

그녀는 높아

닿지 못할 꿈이라네

 


2017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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