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그 곳으로

취몽인 2017. 7. 24. 22:34




그 곳으로

 


 

허공을 찌르면

주루룩

빗물이 흐를 것 같다

그 탓인가

젖은 아궁이에

불을 넣는 일이 참 어렵다

자꾸만

흐르던 길을 흐르는

눅눅한 시간

최대한 짧은 글을 골라

음습 위에 걸친다

느린 삼투가 닥치기 전

잉걸불이 일었으면

글자들이 자꾸 떠내려가는 눈 앞

꾸역꾸역

생각을 밀어 넣어보지만

금새 흥건해지는

그 곳은 너무 멀고

이미 나는 너무 젖었고

진창

이 길을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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