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회관
당구장옆 함바집이었다
친구녀석 둘과 낯 술을 마셨다
김치찌개에 소주 한 병 남짓 마셨나
그 형님이 들어 오셨다
술 묵나
나도 술 한 잔 하러 왔다
아지매 술 좀 주소
소주 한 짝이 목로 옆에 놓아졌다
소금 한 종지 물 한 바가지 맥주 잔 하나
목로 위에 놓였다
느거들 소주 몇 병 무라
한 짝에서 두 병을 빼주고
우리가 그 두 병을 포함해 도합 네 병을 마시는 동안
한 병을 두 잔에 나눠 한 짝을 다 마셨다
소금 한 손가락 바가지 물 한 잔씩과 함께
몇 달 뒤 당구장 주인이 전했다
황달로 죽었는데
눈동자가 시커먼 채로 말했다고
술 마이 쳐묵지 마라 내처럼 디진다
그 형님이 지배인으로 있던 황제회관도
시커먼 철문을 내리고 금새 망했다
2017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