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가는 길
남도하고도 더 먼 끝
문둥이 바다 천 리 길
등 돌린 사람이 보낸
얼굴 없는 부음 자락
곡성쯤
쏟아지는 눈
떠밀리는 망설임
지워지는 산자락
불 꺼지는 먼 바다
인의는 미움을 앞서
등 돌려도 예는 서는 법
순천만
기러기 한 떼
인사 먼저 꾸린다
고개 돌면 여기저기
수런 대는 밤 바다
처음 뵙고 작별하는
부르시고 떠나는 이
고흥땅
이 먼 곳 와서
절 한 덩이 남기고
201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