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고흥 가는 길

취몽인 2018. 2. 18. 21:56

고흥 가는 길

 

 

남도하고도 더 먼 끝

문둥이 바다 천 리 길

 

등 돌린 사람이 보낸

얼굴 없는 부음 자락

 

곡성쯤

쏟아지는 눈

떠밀리는 망설임

 

지워지는 산자락

불 꺼지는 먼 바다

 

인의는 미움을 앞서

등 돌려도 예는 서는 법

 

순천만

기러기 한 떼

인사 먼저 꾸린다

 

고개 돌면 여기저기

수런 대는 밤 바다

 

처음 뵙고 작별하는

부르시고 떠나는 이

 

고흥땅

이 먼 곳 와서

절 한 덩이 남기고

 

 

201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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