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안부

취몽인 2018. 6. 7. 12:05

안부

 

 

어젯 밤에 불쑥

당신이 찾아 왔어요

삼 십년 전 표정으로

 

어디 간다고 하더군요

어딜 가는 지는 묻지 않았어요

이미 오래 전에

어딘 가로 떠났었기도 하고

꿈 속에서도 경황이 없었거든요

 

눈 떠

곰곰 생각하니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했어요

먼 목소리로 물어보니

개꿈이라네요

 

하긴

늘 떠난 건 나였지요

떠나며 혼자 슬픈 척 했었지요

남은 사람의 슬픔은 모른 척 했지요

그게 참 슬픈 일이지요

 

서둘러

안부를 접고

사진 몇 장 뒤적였습니다

행복해 보이네요

그럼 됐습니다

 

참 신기한 건

아직

그 웃음 그 표정이 그대로인 겁니다

그래서 좋아요

 

오래

멀리서

아프지 않고

가끔 생각나면 생각하며

그렇게 삽시다 우리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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