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어젯 밤에 불쑥
당신이 찾아 왔어요
삼 십년 전 표정으로
어디 간다고 하더군요
어딜 가는 지는 묻지 않았어요
이미 오래 전에
어딘 가로 떠났었기도 하고
꿈 속에서도 경황이 없었거든요
눈 떠
곰곰 생각하니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했어요
먼 목소리로 물어보니
개꿈이라네요
하긴
늘 떠난 건 나였지요
떠나며 혼자 슬픈 척 했었지요
남은 사람의 슬픔은 모른 척 했지요
그게 참 슬픈 일이지요
서둘러
안부를 접고
사진 몇 장 뒤적였습니다
행복해 보이네요
그럼 됐습니다
참 신기한 건
아직
그 웃음 그 표정이 그대로인 겁니다
그래서 좋아요
오래
멀리서
아프지 않고
가끔 생각나면 생각하며
그렇게 삽시다 우리
201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