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기차는 여덟 시에 떠나네

취몽인 2018. 9. 6. 12:48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빈 새벽에

노래를 들으면

내 속의 어떤 존재가

깊은 목소리에 불려나와

가슴 저려하는 것을 느낀다

 

떠난다는 것

밤을 향해 떠난 기차가

나의 새벽을

천천히 달리고 있는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는 기차

 

소프라노의

아름답고 시린 쇳소리로

어둠 속에 쌓이면 가슴 속에 쌓이면

기차는 너무 쓸쓸히

캄캄한 나를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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