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기일

취몽인 2018. 8. 23. 14:36

기일

 

 

 

35년 전, 새벽.

 

호흡기를 떼고 집으로 와서

늘 눕던 그 자리에

눕혀졌던 아버지.

 

힘겹게 들이 쉬던

가르릉 숨을

덜컹 거두곤 떠나셨다.

한 마디 인사도 없이

 

면도를 하며

거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깡마른 눈빛에게

그간의 안부를 물어본다

 

서쪽에서 천천히

태풍이 오고 있다는 소식

아버지 기침 몇 점

묻어오고 있을 것이다

 

180823

'詩舍廊 > ~2021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감  (0) 2018.10.02
기차는 여덟 시에 떠나네  (0) 2018.09.06
양남동 친구들  (0) 2018.08.06
왕대포  (0) 2018.07.25
류근을 읽다  (0) 2018.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