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유감

취몽인 2018. 10. 2. 14:38



유감

 

 

 

시집 한 권을 읽으면서

나중에 다시 한번 읽자 하며

접어두는 시편들이 있다

 

다 읽고

접어 둔 시들을 다시 읽고

접은 자리를 곱게 편다

 

아무리 곱게 펴도

접힌 자리는 상처처럼 남는다

거듭 읽은 시처럼

 

시집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일은

부끄럽다

 

한 시인의 생을

돈 안내고

빌려보다 돌려주는 민망함

 

게다가

접은 상처만 반납하고

정작 나는 잊어버리는 노릇이라니

 

 

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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