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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웃음은 어디로 갔는가

취몽인 2018. 12. 21. 12:03

조용한 웃음은 어디로 갔는가

 

미소란

땅 위에 하늘이 잠시 나타나는 것

-크리스티앙 드 바르티야

 

한 때

조용히 웃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어려움이 시작되던 시절이었다

눈 앞의 답답함을

눈꼬리에 건 미소로 덮던

그저 담담하게

다가오는 어둠을 바라보던

시절이었다

터널은 어둡고 길었다

누군가가 이야기 했었다

늘 웃고 있어서 좋다고

그 때 나는 왜 웃었을까

왜 웃을 수 있었을까

무엇이 나를 웃게 했을까

그건 아마도

내 마음 속에 사랑이 남아 있었던 덕이 아닐까

나보다 더 힘든 사람

나보다 더 아픈 사람

그들을 볼 수 있었던 덕이 아닐까 싶다

당신 얼굴은 오래 찌들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최근 들은 말이다

그래

어느새 그 미소는 사라져버렸나 보다

가슴 바닥에 애써 고였던

사랑 한 방울

마저 말라버리고

나는 웃음을 잃어버렸나 보다

무엇이

내게서 미소를 빼앗아 갔을까

사랑을 빼앗아 갔을까

아,

하늘을 버리고

땅에 엎어진 슬픔이여

분노여.

 

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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