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웃음은 어디로 갔는가
미소란
땅 위에 하늘이 잠시 나타나는 것
-크리스티앙 드 바르티야
한 때
조용히 웃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어려움이 시작되던 시절이었다
눈 앞의 답답함을
눈꼬리에 건 미소로 덮던
그저 담담하게
다가오는 어둠을 바라보던
시절이었다
터널은 어둡고 길었다
누군가가 이야기 했었다
늘 웃고 있어서 좋다고
그 때 나는 왜 웃었을까
왜 웃을 수 있었을까
무엇이 나를 웃게 했을까
그건 아마도
내 마음 속에 사랑이 남아 있었던 덕이 아닐까
나보다 더 힘든 사람
나보다 더 아픈 사람
그들을 볼 수 있었던 덕이 아닐까 싶다
당신 얼굴은 오래 찌들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최근 들은 말이다
그래
어느새 그 미소는 사라져버렸나 보다
가슴 바닥에 애써 고였던
사랑 한 방울
마저 말라버리고
나는 웃음을 잃어버렸나 보다
무엇이
내게서 미소를 빼앗아 갔을까
사랑을 빼앗아 갔을까
아,
하늘을 버리고
땅에 엎어진 슬픔이여
분노여.
18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