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더 먹었으니
쉬는 날
혼자 집에서
식구들 먹을 짜장을 만든다
일 년이면 서너 번 만든다
짜장 속에 있는 돼지고기가 싫어
내가 만든 짜장은 오로지 야채만 들었는데
오늘은 돼지고기를 넣고 볶는다
돼지해?
그런 건 생각도 못했다
그저 갑자기
내 입만 입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나 때문에
고기맛 한 점 없는 짜장면을 아쉬워 했을지 모르는
아내와 딸들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파기름을 내고
목살을 볶으며
피식 웃음이 났다
삼십 년만에 고기 넣은 짜장이라니
그 긴 시간은
입 닫은 없는 폭력이었구나
사랑을 앞세운 강요
묵묵히 맛있다
웃어준 식구들에게 미안했다
한 살 더 먹으니
이렇게라도 철이 좀 드나
이제서야?
19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