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어떤 이별

취몽인 2019. 5. 12. 13:30

 

어떤 이별

 

몇 달전 친구가 선물한

장미분 둘.

큰 딸이 잘 돌봐서

화초 잘 못 키우는 우리 집에선 드물게

잘 살아서 꽃도 보고 좋았는데

딸이 분가하고 잠시 소흘한 틈에

곰팡이가 슬어 시름시름 하다.

곧 시들어 떠날것 같다.

다른 화초에 곰팡이가 옮을 수 있으니

버리자는 딸의 말에도 쉬 버릴 수가 없다.

내 곁에 있던 한 생명,

떠나는 모습도 함께 해야지 싶다.

한 우주가 저무는 중 아닌가?

같이 저무는 중인 생명이니

이들이 떠나는 모습을 곱게 보고자 한다.

여러 곳에서 맞닥뜨리는 이별들

찬찬히 바라보고

익숙해져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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