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J

취몽인 2019. 6. 19. 22:42

J

 

 

그는 제법 오래된 친구다.

 

나는 그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

 

현재 그는 몇 가지 불편한 상황에 놓여

있고 그 상황을 초래한 책임의 일정

부분은 나에게도 있다.

 

그는 스스로 세운 원칙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가끔은 그 원칙에

갇혀 다른 부분을 놓치기도 하지만

끝없이 원칙을 세우고 그 틀을 벗어나지 않으려 애쓴다. 나는 그의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아 때로는

권유로, 면박으로, 회유로 그를 꼬드긴다.

그는 자주 내게 속아준다.

하지만 곧 자기 원칙으로 돌아가 나의

노력을 무색하게 할 때가 많다.

 

그의 원칙.

그것은 그를 지탱하는 힘이다.

주변 친구들은 그 원칙의 원칙 없음을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묻고 싶다.

당신은 당신의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오늘도 나는 그를 꼬드기다 실패했다.

그의 원칙은 오늘 부드럽게 완고했다.

덕분에 나의 하루 또한 원만할 수 있었다.

그의 원칙은 대체로 이런 결과를 지향한다.

 

내 친구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늘 꼬드겨서 같이 놀고싶은 사람이다.

 

그 유인은 그를 지배하고 있는

그 야릇한 범주의 원칙이라 생각한다.

 

 

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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