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택詩

쉬는 날

취몽인 2019. 6. 25. 18:17



쉬는 날

 

 

일주일에

그저 하루

쉬는 날은 조붓하다

눈을 뜨면

지난 밤

술기운이 묵직한데

그래도 아직

하루는 푸짐해서 좋구나

 

머리맡

냉수 한 사발

텁텁한 며칠 씻어내면

겨드랑이 밑에 잠든 강아지

코고는 소리

당장의

할 일 없으니

이놈 깨워 뭣하리

 

식구들은 모조리

돈 벌러 나가고

어둑한 집

조금 더 미적대다

라면 하나 끓여먹고

글쎄다

책이나 몇 줄

읽어봐도 좋겠지

 

눈 앞 벽엔

두 바퀴 돌아야 할

느긋한 시계

이쯤에서 일어나볼까

허리를 세워보면

화들짝

따라 일어난

강아지놈 기지개

 

 

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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