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일주일에
그저 하루
쉬는 날은 조붓하다
눈을 뜨면
지난 밤
술기운이 묵직한데
그래도 아직
하루는 푸짐해서 좋구나
머리맡
냉수 한 사발
텁텁한 며칠 씻어내면
겨드랑이 밑에 잠든 강아지
코고는 소리
당장의
할 일 없으니
이놈 깨워 뭣하리
식구들은 모조리
돈 벌러 나가고
어둑한 집
조금 더 미적대다
라면 하나 끓여먹고
글쎄다
책이나 몇 줄
읽어봐도 좋겠지
눈 앞 벽엔
두 바퀴 돌아야 할
느긋한 시계
이쯤에서 일어나볼까
허리를 세워보면
화들짝
따라 일어난
강아지놈 기지개
19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