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선생
중학생 시절
얼굴은 눈에 선한데
이름은 ㄱ도 생각 안나는 선생이 있었다
사회 시간에 누군가
졸다가 떠들다가 걸리면
모두 일어서야 했다
옆자리 짝궁과 좌우향 마주보고
한 번 씩 웃어라 시켰다
그 다음
왼쪽 놈이 오른쪽 놈 뺨을 쳐라
다음은
맞은 놈이 때린 놈 뺨을 쳐라
실실 웃으며 맥없는 따귀가 오가면
선생은 시범을 보였다
얼굴 절반이 돌아가도록 한 놈 따귀를 치면
열불이 솟아
맞은 놈은 맞은 편 놈에게
선생 뺨을 치듯 때리고
맞은 놈은 더 세게 때린 놈을 때리고
한 삼 분 지나면
교실은 살기 등등한 따귀의 아수라
선생은 교탁에 턱을 궤고
따귀 치는 아귀들의 사회를 판서한다
이놈들아
이게 사회 공부란다
수업 마치는 종이 울리고
사회 선생이 밖으로 나가면
영문 모르게 화가 뻗친 사회들이
주머니 속에 주먹을 쥐고
어차하면 두들겨 팰 사회를 노려보고
190716